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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억압이 만들어내는 무의식의 덫 이번에는 감정이라는 주제를 넘어서,그 감정이 무의식에 남겨놓는 흔적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우리는 때때로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눌러두고 살아가곤 합니다. 하지만 그 억눌린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무의식 깊은 곳에 남아 우리 삶을 조용히 지배하기도 하죠. 억압된 감정은 신체의 증상으로, 또는 반복되는 감정 반응으로 되살아나 현재를 흔듭니다. 이번 글에서는 감정 억압이 어떻게 무의식의 덫이 되어 우리를 붙잡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1. 감정 억압의 메커니즘: 느끼지 않음의 전략감정 억압(emotional repression)은 단순히 감정을 ‘참는 것’이 아니다. 이는 어떤 감정을 인지조차 하지 않거나, 무의식적으로 감정을 억누르는 심리적 방어기제다. 우리는 종종 분노, 슬픔, 두려움 같은 감정을..
‘감정노동’이라는 현대적 고통, 우리는 감정을 어떻게 팔고 있는가? 이번에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감정노동’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요즘 우리는 자신의 진짜 감정을 숨기고, 타인과 조직에 맞추느라 힘들 때가 많죠. 늘 친절하고 상냥해야 하고,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당연시되는 환경 속에서 많은 이들이 보이지 않는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이 글을 통해 감정노동의 실체와 그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자신을 지킬 수 있을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감정노동의 정의와 사회적 배경: 감정을 파는 노동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은 단순히 일을 하면서 기분 좋은 얼굴을 유지하는 것 이상을 뜻합니다. 1983년 사회학자 아리스 하크만(A. H. Hochschild)이 처음 개념화한 이 용어는, 서비스업이나 대인 접촉이 많은 직종에서 근로자가 자신..
감정이 철학이 되는 순간: 니체의 충동 이론 오랜만에 감정과 철학을 함께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감정은 인간 내면 깊숙이 자리한 원초적 힘이라서,수많은 철학자들이 끊임없이 그 의미와 역할을 고민해왔죠. 특히 니체는 감정을 단순한 느낌이 아닌,우리 존재를 움직이는 강력한 충동으로 보았습니다.오늘은 그의 충동 이론을 중심으로, 감정이 어떻게 철학이 될 수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감정과 충동: 니체 철학의 출발점감정은 단순한 마음의 상태를 넘어서 우리 존재의 근본적 동력이자 충동으로 작용한다고 니체는 보았습니다.그는 감정을 이성에 앞서 존재하는 ‘힘의 의지(Wille zur Macht)’의 표현으로 해석했는데요,이 충동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초월하고 성장하려는 원초적 동기입니다. 감정은 단순히 경험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욕망과 힘을 실현..
눈물의 의미: 단순한 생리현상이 아닌 존재적 표현 오늘은 ‘눈물’이라는 감정의 표현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보통 우리는 슬플 때 눈물을 흘린다고 생각하지만,실제로는 기쁨이나 분노, 심지어 당황스러울 때도 눈물이 흐르곤 하죠. 눈물은 단순한 생리현상이 아니라감정의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존재적 표현일지도 모릅니다.이처럼 다양한 감정 속에서 눈물은 우리가 말로 다 하지 못한 것들을 대신 이야기해줍니다.오늘은 그런 눈물의 의미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려 합니다. 1. 눈물의 생리학: 감정의 생물학적 언어 눈물은 흔히 단순한 생리적 반응으로 여겨지지만, 정서적 눈물은 인간 고유의 감정 표현 방식으로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눈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바닥눈물(basal tears)은 각막을 보호하고 눈의 표면을 적절히 유지하며,반사눈물(refle..
기쁨이란 무엇인가: 순간의 쾌락인가, 삶의 방향성인가? 이번에는 모두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감정, 기쁨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무엇을 위해 사랑을 하고, 돈을 벌고, 여행을 떠나는가를 생각해보면,결국 그 모든 경험은 크고 작은 기쁨을 맛보기 위함일 것입니다.달콤한 순간의 쾌락을 느끼고자, 혹은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깊은 만족감을 누리고자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하고 도전하죠.기쁨이 단순히 순간적 쾌락에 그치는지, 아니면 삶 전체를 이끄는 방향성인지 살펴보면,우리 존재의 또 다른 면모가 드러납니다. 심리학과 뇌과학, 철학적 논의를 통해 기쁨의 본질과 지속 방식을 탐구하며,각자의 삶 속에서 진정한 기쁨을 발견하는 여정을 함께 시작해보겠습니다. 1. 정의·감정구조·쾌락 — 기쁨과 쾌락의 차이를 이해하기기쁨과 쾌락은 일상에서 흔히 섞여 쓰이지만, 그 정서적 본질은..
사랑은 감정인가 선택인가? – 에리히 프롬의 시선에서 이번에는 모두가 알지만 정작 모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역사적으로 사랑은 시와 문학, 종교와 예술 속에서 숭배되고 이상화되어 왔습니다.그러나 에리히 프롬은 사랑을 단순한 감정이 아닌, 의식적 선택과 책임을 동반한 ‘기술’로 보라고 제안합니다.그의 시선을 따라, 우리는 사랑이 왜 단순한 감정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결단과 헌신을 요구하는지를함께 탐구해보고자 합니다. 1. 사랑의 정의·감정·욕구 — 사랑을 감정으로 볼 것인가?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을 단순한 감정으로 환원하는 것을 경계했다. 감정으로서의 사랑은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기쁨, 열정, 열중의 상태를 일컫는다. 그러나 프롬에게 진정한 사랑은 “나를 들뜨게 하..
수치심 vs 죄책감: 비슷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감정들 이번에는 비슷하지만 확실히 다른 두 감정, 수치심과 죄책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수치심과 죄책감은 모두 부끄러움이라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막상 느껴보면 전혀 다른 울림을 줍니다.수치심은 “내가 부끄럽다”는 자아 전반의 부정으로 깊은 상처를 남기는 반면,죄책감은 “내 행동이 잘못됐다”는 인식으로 스스로를 바로잡으려는 내적 경고음이 됩니다.어떻게 같은 부끄러움이 이렇게 다르게 작동할까요?이제 수치심과 죄책감의 심리적·사회적 본질을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1. 정의·개념·정서구조 — 수치심과 죄책감의 기초 구분 수치심(羞恥心)과 죄책감(罪責感)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감정 구조의 핵심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수치심은 ‘나’ 자체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서 출발합니다. 즉, 내가 한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감정은 나인가, 나를 통과하는 무엇인가? 오늘은 감정 그 자체에 대해 깊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우리는 종종 감정을 ‘나의 일부’로 여기지만,동시에 감정이 나를 통과하는 무언가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감정은 정말 ‘나’일까요, 아니면 나를 지나가는 경험일까요?이번 글을 통해 감정과 자아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며 우리 내면의 또 다른 풍경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감정과 자아: 경계의 모호함감정은 인간 존재를 이해하는 데 가장 복잡하면서도 근본적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 같은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지만, 이러한 감정들이 ‘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철학적으로, 자아(ego)와 감정의 경계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프로이트는 감정을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