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0) 썸네일형 리스트형 수치심 vs 죄책감: 비슷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감정들 이번에는 비슷하지만 확실히 다른 두 감정, 수치심과 죄책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수치심과 죄책감은 모두 부끄러움이라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막상 느껴보면 전혀 다른 울림을 줍니다.수치심은 “내가 부끄럽다”는 자아 전반의 부정으로 깊은 상처를 남기는 반면,죄책감은 “내 행동이 잘못됐다”는 인식으로 스스로를 바로잡으려는 내적 경고음이 됩니다.어떻게 같은 부끄러움이 이렇게 다르게 작동할까요?이제 수치심과 죄책감의 심리적·사회적 본질을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1. 정의·개념·정서구조 — 수치심과 죄책감의 기초 구분 수치심(羞恥心)과 죄책감(罪責感)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감정 구조의 핵심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수치심은 ‘나’ 자체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서 출발합니다. 즉, 내가 한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감정은 나인가, 나를 통과하는 무엇인가? 오늘은 감정 그 자체에 대해 깊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우리는 종종 감정을 ‘나의 일부’로 여기지만,동시에 감정이 나를 통과하는 무언가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감정은 정말 ‘나’일까요, 아니면 나를 지나가는 경험일까요?이번 글을 통해 감정과 자아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며 우리 내면의 또 다른 풍경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감정과 자아: 경계의 모호함감정은 인간 존재를 이해하는 데 가장 복잡하면서도 근본적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 같은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지만, 이러한 감정들이 ‘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철학적으로, 자아(ego)와 감정의 경계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프로이트는 감정을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에서 .. 분노의 해부학: 왜 우리는 화를 내고 후회하는가? 이번에는 분노라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분노는 너무나 복잡합니다. 뒤돌아보면 이렇게까지 화낼 일이 아니었는데도, 때로는 작은 일에도 세상이 무너지는 듯 폭발합니다. 누군가는 격렬히 분노하고, 누군가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무딘 감정을 보이지요.분노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이며, 그 크기는 어떻게 결정될까요?분노는 우리의 뇌 속 편도체가 경고음을 울릴 때 느껴지기도 하고, 사회적 관계 속에서 정당성을 얻기도 합니다.우리는 분노를 통해 나 자신과 타인의 경계를 설정하고, 때로는 잘못된 판단으로 후회하기도 합니다.오늘은 분노의 구조와 의미를 다각도로 살펴보며, 분노를 단순한 감정 이상으로 이해하는 여정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1. 감정의 원초적 본능 — 분노는 어떻게 발생하는가?분노는 인간이 가진 가.. 불안이라는 감정의 철학적 기원 - 하이데거에서 시작하다 이번에는 불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누군가는 불안을 스쳐 지나가는 기분쯤으로 여기지만,누군가는 세상의 모든 것에서 불안을 읽어낸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마음 한구석이 자꾸만 무너지는 느낌,이유 없는 초조함 속에 자신을 잃어버릴 것 같은 공허함.우리는 그 감정을 외면하거나 억누르려 하지만, 철학자들은 오히려 그 불안을 삶의 본질로 바라보았다.이제 우리는, 이 흔들리는 감정 속에서 '존재'를 묻기 시작한다. 1. 불안은 어디서 오는가 — 감정 아닌 존재의 신호 우리는 일상에서 불안을 흔히 '기분'이나 '스트레스 반응'으로 간주하곤 한다.그러나 철학은 이 감정을 훨씬 더 깊은 차원에서 바라본다. 독일 실존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존재와 시간》(1927)에서 불안을.. 감정은 통제해야 할 대상일까, 함께 살아야 할 친구일까? 이번에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늘 똑같은 듯 보이지만,내면에서 느끼는 감정에 따라 전혀 다른 색으로 다가오곤 합니다.같은 하늘도 기쁠 땐 눈부시게 푸르고, 슬플 땐 텅 빈 회색으로 느껴지지요.매일 가는 거리도 생기가 가득 차 보이기도, 텅빈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지요우리는 얼마나 감정을 이해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감정은 다스려야 할 대상일까요, 아니면 함께 살아야 할 친구일까요? 오늘은 그 깊고도 복잡한 질문 속으로 한 걸음 들어가 보려 합니다. 1. 감정 통제의 역사 — 이성과 자기 억제의 미덕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의 감정은 주로 ‘억제’ 혹은 ‘통제’의 대상이었다. 플라톤은 감정을 마치 마차를 끄는 말에 비유하며, 이성이 마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 슬픔은 왜 우리를 성숙하게 만드는가? 1. 슬픔과 자기 인식 — ‘상실’을 통한 내면의 형성인간은 기쁨을 통해 활력을 얻지만, 슬픔을 통해 내면을 깊이 파고든다. 일반적으로 기쁨은 외부 자극에 의해 발생하는 감정이지만, 슬픔은 그 자극의 부재 또는 붕괴에서 시작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소중한 관계의 단절, 목표의 좌절은 모두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현실과 직면하게 만든다. 이때 인간은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된다. “나는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가?”,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인가?” 이러한 질문은 단순한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인간 존재가 자기 자신을 해석하려는 시도다. 찰스 테일러는 인간을 "자기 해석적 존재"라고 말하며, 우리가 끊임없이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정체성을 구성한다고 주장했다. 슬픔은 이 자기.. 이전 1 2 3 4 다음